어제 옛 직장 동료 한 명을 만났습니다. 지금 직장에서 퇴사하기로 마음먹고 사직원에 사인까지 했지만, 팀장님과의 면담으로 끝내 마음을 돌려 다시 행복하게 다니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퇴사자가 마음을 바꿀 수 있었을까요?
이제 2월도 끝나갑니다. 대부분의 회사는 연봉 협상 시즌이 종료되고, 성과급도 지급되었을 겁니다. 관리자들과 HR은 한숨을 놓을 수 있는 시간이죠. 하지만 3월부터는 채용 시즌이 시작됩니다. 기껏 연봉을 올려줬더니 그것을 가지고 다른 회사와 처우 협의를 했다거나, 다음번에 연봉을 높여주려고 했는데 기회를 놓쳤을 수도 있습니다.
한 사람을 데려오기 위해 드는 비용은 생각 이상입니다. 공고를 올리고 후보자를 서칭하는 데에도 돈이 들어가고요. 면접을 보고 처우 협의를 하는 데도 시간과 에너지가 듭니다. 오랜 시간을 들여 업무에 숙달했는데도 그가 나가게 된다면, 새로운 사람을 구하는 데 똑같은 비용과 시간이 들겠죠. 저성과자가 아니라면, 이런 인재들은 우리 회사에 남아서 일해주는 것이 여러모로 좋은 일입니다. 그럼 지금부터 이런 인재들이 퇴사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어떻게 하면 돌릴 수 있을지 이야기를 드려보겠습니다.
퇴사로 인한 기회비용을 정확히 계산하라
첫 번째로 퇴사 의사를 밝힌 팀원에게 우리가 에너지를 얼마나 쓸지 결정해야 합니다. 이런 계산 없이 무작정 잡으려 한다면 불필요하게 끌려다니거나, 높은 카운터오퍼(*퇴사를 막기 위해 처우를 조정해주는 것)를 제안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사람이 퇴사하고 대체자를 구해야 한다면 퇴직금 등의 퇴직 비용, 새로운 사람 채용 및 적응 비용이 기본적으로 들어갑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비즈니스 기회 비용도 계산되어야 합니다. 가령 핵심 개발자가 이탈하여 제품 타임라인이 2개월 미뤄진다거나, 영업사원이 이탈하여 고객사가 이탈할 수도 있겠죠. 리더가 나간다면 팀원들이 동요하며 생산성이 저하될 수도 있을 겁니다. 특히 비즈니스 기회 비용을 잘 생각해보세요. 이 인원이 나간다고 해서 제품이나 매출, 팀 사기에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한다면 바쁜 시간을 너무 많이 할애하지 않아도 됩니다.
잡기로 결정했다면, 여러 번 미팅할 생각을 해라
좋은 회사를 퇴사하실 때 고마우면서도 미안했던 기억이 있으실 겁니다. 대부분 퇴사 의사를 밝힌 사람은 회사에 피해를 줬다는 생각이 강하죠. 그래서 회사나 팀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꺼려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을 우리는 이해해야합니다. 단 한번의 미팅으로 퇴사를 만류하기는 어렵습니다. 저도 4차례에 걸쳐 미팅을 해서 핵심인재를 잡아냈던 사례가 있습니다. 만약 해당 인원이 의사가 확고하여 만나는 것이 불편하다고 한다면, 좋은 인재를 갑자기 떠나보내게 된 회사의 서운함을 강조하며 자연스럽게 미팅을 유도하시면 좋습니다.
여러번 미팅을 하면서 자꾸 무언가를 제안하려고 하기보다, 들으셔야합니다. 기껏 만나줬는데 우리 이야기만 한다면 상대방은 다음 미팅을 하지 않으려고 할 것입니다.
왜 나가냐는 질문을 하기보다, 그동안의 어떤 판단과 고민이 있었는지 그 과정을 들려달라고 하세요. 그러면 그 이야기 속에 힌트가 있을 수 있습니다.
퇴사 이유를 단순화하지 마라
보통 사람들이 떠나는 이유는 돈이나 사람, 리더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사실이죠. 그런데, 한 사람이 퇴사라는 결정을 내리는 것은 이보다 더 복합적인 원인들이 작용합니다. 그 원인은 우리가 100% 예측할수도 없고, 심지어는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처음 퇴사의사를 밝힐때 워라밸때문에 퇴사한다고 하여도 실제 원인은 다른 곳에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러번 미팅을 하면서 퇴직결정의 과정을 함께 복기하다보면 의외로 회사가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4번의 미팅 사례도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안정성 때문에 큰 기업으로 돌아가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미팅을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연차에 비해서 중요한 role이 주어지지 않아 회사가 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저는 관리자와 함께 보상 상승안을 준비함과 동시에 회사가 해당 인원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메시지를 드리려 노력했습니다. 4번째 미팅에서 결국 잔류 결정을 하시면서, 면담 자체의 과정에서 충분히 인정을 느꼈던 점이 컸다고 밝혔습니다.
“쟤는 돈때문에 나가는 거니까 잡을 수 없을꺼야”
“워라밸 때문에 나간다는데 어떻게해. 별 수 없지.”
이렇게 생각하시기보다는, 좀 더 복합적인 이유를 들어보면서 함께 안을 찾아보세요.
최종 퇴사가 결정되도 남보듯하지 마라
이상하리만큼 우리나라는 이별에 미숙합니다. 회사를 떠나기로 결정이 된다면 죄인 이미지가 씌워지는 경우도 있죠. 이것은 마지막 남은 1%의 번복 가능성도 빼앗는 것일 수 있습니다. 온보딩때 쓰시는 이미지의 절반만 쓰셔도 좋습니다. 그동안의 헌신과 수고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의 인사와 성의를 표해보세요. 그런다면 회사에 대한 좋은 기억이 커지고, 이 결정이 맞는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때문에 퇴사면담을 통해서 막지 못했다고 미워하기 보다는, 여전히 우리 회사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대해보세요. 1%의 가능성이 열릴수도 있습니다.
마치며
퇴사만류의 과정이 힘들고, 누군가를 떠나보내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많은 대표님이나 HR분들께서 사전에 미리 감지할 수 있는 방안을 물어보고는 하십니다. 1on1 등으로 사전에 알 수도 있겠지만, 퇴사라는 결정은 장고끝에 수면위로 드러나 빠르게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감지 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누군가가 퇴사를 한다는 메시지에 너무 동요하시기 보다는, 우리만의 순서와 방법으로 접근하면서 최대한 퇴사를 막아보는게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에너지와 시간을 투입해서 만류할만한 사람인지 생각해보는 것, 그리고 결국 이별하게 되더라도 남보듯 하지 않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