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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과 하이닉스는 채용 때문에 위험하다

다소 도발적인 질문 하나를 던져보고자 합니다.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상회합니다. 반도체 산업의 호황은 경제면을 넘어 사회면과 국제면까지 장식하고 있으며, 두 기업은 한국 경제를 이끄는 핵심 축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자연스럽게 이들 기업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한국 경제를 실질적으로 견인하고 있는 이 두 기업은 채용 방식을 현 시대에 맞게 충분히 유연하게 가져가고 있을까요?
삼성전자는 직무적합성 평가를 강화하며 직무 중심 채용을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2025년 하반기부터 AI 화상 인터뷰 전형을 도입하며 채용 과정에서 AI 활용 비중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여전히 수천 자에 달하는 자기소개서를 요구하는 등, 과거의 프로세스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모습도 동시에 보이고 있습니다.
많은 시간을 들여 작성하던 자기소개서는 이제 몇 가지 명령어와 핵심 키워드만으로 단 몇 초 만에 수천 자 분량으로 완성됩니다. 그 결과 자기소개서를 통해 지원자의 고유한 생각이나 관점을 파악하는 일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결국 우리는 ‘AI가 작성한 자기소개서를 AI가 평가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이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이미 현재 진행형의 현실입니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관성적으로, 혹은 아무 의심 없이 유지해왔던 채용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AI가 작성한 자기소개서와 정답 요령만 익혀 통과하는 검사들은 더 이상 지원자의 실제 역량을 드러내는 도구로 보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이러한 과정은 지원자의 본질적인 역량을 가리는 장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이처럼 실효성이 떨어진 검증 과정은 결국 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집니다. 채용이 잘못되었다고 해서 기업이 한순간에 무너지지는 않겠지만, 변화하지 않는다면 서서히 침체되고 도태될 수밖에 없습니다. 채용된 인재가 실제 역량이 아닌 ‘AI와 집단지성이 만들어낸 결과물’에 기반해 선발된다면 조직은 점점 실체 없는 성과 위에 쌓이게 됩니다. 그 사이에서 진짜 역량을 가진 인재들은 드러나지 못한 채 그림자 속에 가려지게 됩니다.
어쩌면 지금 채용 시장이 마주하고 있는 진짜 변화는 AI 그 자체가 아니라, ‘평가의 기준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삼성과 하이닉스가 정말로 채용 때문에 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과 같은 방식의 채용을 유지하는 기업이라면 그 기업이 어디든 같은 문제를 피할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망합니다.]
결국 기업이 해야 할 일은 명확해집니다. 우리가 그동안 해오던 채용 방식이 과연 유효한지, 더 좋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어떤 부분을 개선할 수 있을지 점검하는 것. 이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좋은 채용’에 가까워지는 방법입니다. 채용 과정에서 사람이 직접 할 필요가 없는 반복적이고 운영적인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그로 인해 확보된 시간과 자원을 더 중요한 영역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간으로 다음 세 가지를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은 채용 프로세스에 대한 점검입니다. 지금의 채용 과정이 정말 필수적인지, 혹은 불필요하게 추가된 절차는 없는지 돌아봐야 합니다. 하나의 프로세스가 추가될 때마다 지원자에게는 하나의 ‘장벽’이 생깁니다. 만약 그것이 무의미한 과정이라면 우수한 인재의 유입을 초기에 차단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JD는 명확하게 작성되어 있는지, 평가 과정은 실제 직무와 연결되어 있는지, 불필요한 단계는 없는지 다시 점검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찾아오게 만드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채용의 중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채용 브랜딩과 마케팅의 중요성은 간과합니다.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은 상자에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지만, 정성스럽게 포장된 상자에는 자연스럽게 시선이 머뭅니다. 사람들이 우리 회사를 알고, 이해하고,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좋은 채용은 ‘선별’ 이전에 이미 ‘유입’에서 시작됩니다.
마지막으로,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자 뒤에 숨어 있는 ‘진짜 능력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이제는 지원자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시대가 아니라, 기업이 직접 움직여야 하는 시대입니다. 능력 있는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채용 담당자가 적극적으로 탐색하고, 소싱하고, 설득하는 비중은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바닷고기를 잡고 싶다면 강이 아닌 바다에서 낚시를 해야하듯, 우리가 원하는 인재가 있는 pool이 어딜지 고민해야합니다. 또한 표면적으로 드러난 스펙이 아니라 그 이면에 있는 실제 역량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는지, 어느 과정에서 검증을 할 것인지에 대해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앞으로 채용 운영부터 기획, 브랜딩,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채용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을 하나씩 짚어보며, 지금 시대의 변화 흐름 속에서 기업의 채용 방식이 어떻게 변화해 나가야 하는지 깊이 있게 다룰 예정입니다 이 글이 흥미로우셨다면 뉴스레터를 구독해 주세요. 앞으로 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인사이트를 지속적으로 전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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