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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전략/조직문화 자문

[모르면 손해보는 노무지식 #1] 연봉계약서 무조건 다시 서야할까?

스타트업을 운영하다 보면 조직이 빠르게 변합니다.
연봉 인상, 직급 개편, 수습 종료 후 정식 전환까지… 변화가 생길 때마다 어김없이 따라오는 질문이 있습니다.
"계약서, 다시 써야 하나요?"
바쁜 창업자 입장에서는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 질문을 흘려듣다가 나중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중요한 근로계약서와 연봉계약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근로계약서와 연봉계약서는 다른 건가요?

엄밀히 말하면, 근로계약서는 임금·근로시간·휴일·연차·업무 내용 등 모든 주요 근로조건을 담는 기본 계약서입니다. 연봉계약서는 그중 임금에 관한 사항만을 별도로 정리한 문서로, 근로계약서의 일부를 구성하는 별첨 형태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실무에서는 이 둘을 분리해서 운영하는 회사들이 많습니다. 입사 시점에 근로시간·휴일·업무 내용 등 기본 근로조건을 담은 근로계약서를 한 번 작성하고, 이후 매년 연봉 협상 결과만 연봉계약서로 따로 작성하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습니다.
즉, 연봉 외 다른 근로조건에 변동이 없다면 근로계약서 전체를 매년 새로 쓸 필요는 없는 것이죠. 기본 근로계약서는 그대로 유지하되, 변경된 연봉 내용만 담은 연봉계약서를 별첨으로 새로 작성·교부하면 됩니다. 단, 연봉계약서에는 임금 총액뿐 아니라 임금의 구성항목·계산방법·지급방법까지 명시해야 법적 요건을 충족합니다.

 원칙: 주요 근로조건이 바뀌면 계약서도 바뀌어야 합니다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임금, 근로시간, 업무 내용 등 주요 근로조건을 서면으로 명시하고 근로자에게 직접 교부할 의무를 사용자에게 부과하고 있습니다. 이때 단순히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교부'해야한다는 것이 핵심이죠.
연봉이나 임금 체계가 변경되거나, 직무·부서가 바뀌거나, 수습이 종료되어 본 계약으로 전환되는 경우라면 변경된 내용을 반영한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해 교부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분쟁 발생 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제17조(근로조건의 명시)
① 사용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근로자에게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명시하여야 한다. 근로계약 체결 후 다음 각 호의 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1. 임금
2. 소정근로시간
3. 주휴일
4.  연차 유급휴가
5. 취업장소와 종사업무
6. 취업규칙의 필수적 기재사항
7. 기숙사 규칙(해당시)
② 사용자는 제1항제1호와 관련한 임금의 구성항목ㆍ계산방법ㆍ지급방법 및 제2호부터 제4호까지의 사항이 명시된 서면을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다만, 본문에 따른 사항이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으면 그 근로자에게 교부하여야 한다.

 예외: 법령·취업규칙 변경이라면 요구할 때만 교부하면 됩니다

다만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은 중요한 예외를 두고 있습니다. 법령 개정이나 취업규칙 변경처럼 대통령령에서 정하는 사유로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요구할 때에 한해 교부하면 됩니다.
예를 들어 최저임금 인상으로 급여가 자동 조정되거나, 법정 기준 변경으로 취업규칙을 개정한 경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때는 회사가 능동적으로 계약서를 재작성해 배포할 의무는 없고, 직원의 요청이 있을 때 응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8조의2(근로자의 요구에 따른 서면 교부) 법 제17조제2항 단서에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의 변경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인하여 변경되는 경우”란 다음 각 호의 경우를 말한다.
1. 회사와 근로자대표가 서면 합의로 근로시간 및 휴가 운영방식을 바꾼 경우
2. 취업규칙에 의하여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
3. 단체협약에 의하여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
4. 법령에 의하여 근로조건이 변경되는 경우

 "그냥 안 쓰면 벌금만 내면 되는 거 아닌가요?" 위험한 생각입니다.

이런 의문을 갖는 대표님도 계실 겁니다. 근로계약서 미교부의 법정 제재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벌금은 '형사처벌'입니다.
행정 상 과태료 부과와 달리 전과 기록이 남을 수 있고, 투자 심사나 M&A 실사 과정에서 노무 리스크로 적발되면 기업 가치에 직접적인 타격이 됩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리스크 관리는 곧 신뢰의 문제입니다.
또한 계약서가 없는 상태에서 노무 분쟁이 생기면 "우리가 이렇게 합의했다"는 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어, 회사가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벌금보다 훨씬 큰 손실이 뒤따르게 될 수 있습니다.

 이것만 기억하세요 : 변경의 주체가 누구인지

인건비 협상, 조직 개편, 스톡옵션 부여 등 변화가 잦은 스타트업 환경에서는 계약서 관리가 뒷전이 되기 쉽습니다.
하지만 분쟁이 생겼을 때 가장 먼저 꺼내드는 것이 바로 근로계약서입니다.
변경 사유가 회사 주도인지, 법령 변경에 따른 것인지를 구분하고, 전자라면 반드시 재작성·교부하는 습관을 들이시길 권합니다. 작은 서류 하나가 나중의 큰 리스크를 막아줄 수 있습니다.